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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이야기

서울지하철 2호선 아현역

Renesys 2019. 5. 5. 23:58

서울 9호선 역을 제외하면 서울 지하철 역은 나름대로의 디자인, 구조의 특징을 갖고 있다. 그 중에는 다른 곳과 크게 차이나는 점을 가진 역들도 몇몇 있는데 2호선 아현역도 그러한 역들 중 하나다.

 

아현역은 상대식 승강장을 갖고 있으면서도 반대편 승강장이 보이지 않는 역이다. 현재는 스크린도어에 가려져있지만 설치 이전에는 섬식 승강장을 가진 역 마냥 벽이 보였다. 상대식 승강장 중 이런 형식을 가진 역은 8호선 산성역과 3호선 도곡역 일부가 전부다. 승강장도 다른 2호선 역사에 비해 많이 좁은 편인데 서울 지하철을 통틀어서도 이렇게 좁은 승강장을 가진 역은 흔치 않다.

 

승강장이 너무 좁다보니 원래는 나란히 들어가는 안내화면도 한 개씩 분리되어 설치되어 있다.

 

아현역이 이런 구조를 갖게 된 것에는 지금은 철거된 아현고가차도 때문이다. 고가차도의 밑은 하중을 견뎌야하기 때문에 지하 구조물이 들어서기 힘들어 이 부분을 비운채로 양 옆에 역 구조물을 만든 것이다.

 

그래서 좁은 승강장에 비해 1층 맞이방은 꽤나 넓은 편이다. 그러나 모든 공간이 트여있진 않고 중앙의 일부는 벽으로 막혀있는데 이 부분이 아현고가차도의 기둥으로부터 오는 하중을 받기위해 비운 공간이다. 이런 형식을 가진 역으로는 7호선 신중동역이 있다. 이 곳 역시 고가차도 때문에 양 옆으로 피해서 역을 건설한 경우. 다만 이런 구조는 고가차도가 건설된 다움 지하철 역이 생기는 경우에만 발생한다. 지하철과 고가차도가 동시에 건설되었던 약수역의 경우는 일반 승강장과 생김새가 비슷하다.

2호선 역사 중에서 승객 수가 적은 역 중 하나여서 그런지 잠실새내, 충정로역과 함께 리모델링 없이 개통 당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역 중 하나다. 어두운 천장 조명, 아이보리색 타일 등 80년대 지하철 역사 느낌을 잘 간직하고 있다.

 

아현역에서는 남는 공간을 활용하여 나비 전시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맞이방 벽면에도 나비 그림이 그려져있다.

 

 

여담으로 아현고가차도는 1968년 아현역에서 충정로역 부근까지 건설된 서울시 최초의 고가차도로 신촌, 연희동의 교통량을 정체 없이 서울 도심에 보내기 위해 건설되었다. 보통 고가차도는 교차로의 정체를 피하기 위해 사거리만 지날 정도로 짧은 것이 대부분인데 이 고가차도는 약 1km로 상당히 긴 편이었다. 서울 최초의 고가도로라는 상징성과 함께 고속화도로의 기능을 같이 하기 위해 이러한 형태의 고가차도가 지어지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한때는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아현고가차도도 도시화가 진행되며 교통 흐름이 바뀌고 결정적으로 신촌로와 새문안로의 중앙버스차로 연결을 위해 2014년 철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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