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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18 Japan

33. 카네코 한노스케 / 지유가오카 불심검문

Renesys 2019. 5. 12. 18:04

니혼바시를 건너면 일본 대형 백화점 중 하나인 미츠코시 백화점 본점이 나온다. 같이 있는 긴자선 역 이름도 '미츠코시마에'인데 이 백화점이 역을 짓는데 필요한 돈을 대고 보상으로 받은 이름이다.

 

이 백화점 근처로 도쿄에서도 유명한 텐동 맛집인 카네코 한노스케가 있다. 11시에 왔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2시에 다시 갔더니 그래도 기다릴만 했다.

 

내가 시킨 텐동 정식. 그릇 위에 여러가지 튀김이 한가득 올라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종류도 다양해서 새우, 붕장어, 단호박, 오징어에 반숙 계란 튀김까지 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튀김은 새우와 붕장어. 갓 삶은 새우에 아주 얇게 튀김옷을 입힌 듯 바삭하지만 식감은 살아있었다. 붕장어 튀김은 진한 맛이 일품이있고 텐동에 곁들어진 소스는 밋밋하면서도 튀김 맛을 살려줬다.

 

점심을 먹고 칸다역으로 걸어가는 중. 긴자와 가까운 도쿄 중심지라서 고층 건물이 많다.

 

여행 갈때마다 찍는 신호등 샷

 

칸다역 도착. 도호쿠 신칸센 위에 얹혀진 우에노도쿄라인 3층 고가때문에 거대한 벽이 생겼다. 주변 건물의 일조권 때문에 대책을 내놓은 것이 아크릴 창문인데 조금은 부족한 듯 싶다.

 

지유가오카를 가기 위해 시부야에서 환승한다. 어차피 밖으로 나가야되는 환승이라 구경할 겸 스크램블 교차로에 왔다.

 

다시 봐도 정신없는 교차로. 시부야의 명물 답다.

 

지유가오카, 한국으로 치면 가로수길과 비슷하게 카페들과 여러 상점이 골목을 사이로 펼쳐진 동네다.

 

지유가오카의 특징이라면 역 주변으로 상권이 형성되어 번화가 한복판에 철도 건널목이 있다는 점. 열차도 자주 다니는 노선이라 수시로 차단기가 내려간다. 소음때문에 철길과 거리를 두고 건물이 들어서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철길 바로 옆에 길과 상점들이 배치되어 특이한 분위기를 낸다.

 

역 주변을 벗어나면 잘 정리된 가로수 골목이 나온다. 보통 지유가오카 하면 떠오르는 모습이 이런 느낌이다.

 

1차선도 안되는 작은 골목 양 옆으로 펼쳐진 상점 간판들이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다 보고 다시 역에 돌아가는 도중 뒤에서 경찰 2명이 나와 친구를 잡았다. 왜 잡혔는지 아직도 납득이 안되지만 아마 특이한 옷차림이었던 내 친구가 눈에 띈 것 아니었을까 싶다. 나도 카메라를 들고 있었고.

처음에는 적당히 얘기를 하다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알더니 태도가 바뀌었다. 대충 물어봤던거는 숙소는 어디있나, 언제 돌아가냐, 왜 일본에 왔냐 이 정도. 호구 조사를 하면서 여권 검사는 물론 가방 검사까지 하는데 심하다 싶을 정도로 가방 바닥까지 샅샅이 뒤진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기분 나쁜거는 그들이 말하는 태도. 약간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물어보며 대답할 때마다 일본인 특유의 재수 없는 '헤에~' 반응을 하면서 호구조사를 하는데 한마디 들을 때마다 기분 엿같이 만드는 데는 도가 텄다. 일본어를 듣고 답변이 가능했으니 이 정도였지 만약 못 알아들었으면 영문도 모른 채 경찰서로 끌려갔을지도 모르겠다. 이상한 점이 없어 금방 끝나긴 했으나 기분이 아주아주아주 더러워져서 모든 일정을 다 취소하고 바로 숙소로 돌아왔다. 나중에 일본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이 근처가 부촌인데다가 도쿄 올림픽한다고 최근 경계를 강화하는 중이란다.

​귄의주의에 빠져있는 일본 경찰(+검찰)과 강압적인 불심검문에 대해 말은 들어봤으나 실제로 당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한국이었으면 공권력 남용이라고 난리가 났겠지만 자기 목소리 잘 안내고 어쨌든 정부를 신뢰하는 일본이라 그냥 이렇게 사는 모양이다. 정부가 하라는 것은 맹목적으로 하니 80년전이나 지금이나 뭐가 옳고 그른지도 판단 못하며 수동적 국민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안타깝다.

 

잠깐 숙소에서 쉬다가 일본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가 만나자고 하여 신바시로 나갔다.

 

이 근처도 회사들이 밀집되어 퇴근하는 직장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아침에 시나가와에서 봤던 것과 마찬가지로 세미 캐주얼에 크로스백으로 복장이 대부분 비슷한 것은 덤.

 

신바시의 밤거리와 함께 일본여행 마지막 밤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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