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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이야기

월드컵대교, 서부간선지하도로 - 절반의 성공?

Renesys 2022. 4. 24. 12:14

2021년 9월 1일, 공사기간이 11년이나 걸렸던 월드컵대교와 서부간선지하도로가 동시 개통되었다. 두 개의 도로가 동시 개통함으로써 서울시는 고질적인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성산대교와 서부간선도로의 정체를 덜어줄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침 회사가 근처라 요 며칠 사이 월드컵대교를 몇 번 건너보고 기사와 주행 영상을 확인한 결과 과연 이 정도로 만성적인 정체가 해결될까 싶은 부분이 일부있어 글을 작성해본다.

월드컵대교 문제점 1. 목적에 비해 빈약한 구성

월드컵대교는 성산대교에 몰리는 통행량을 분산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교다. 특히 '내부순환로-성산대교-서부간선도로'로 이어지는 흐름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성산IC 정체를 해소하기위해 내부순환로에서 직접 연결되도록 월드컵대교를 설계했다. 이로써 서울 북부에서 내부순환로를 타고온 차량들은 신호대기 없이 서부간선도로까지 탈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이 램프가 상행선이나 하행선 모두 1차선으로 지어져 그 엄청난 통행량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실제로 퇴근시간에 하행방면으로 월드컵대교를 건너는 경우 서부간선도로로 연결되는 좌측 램프를 타기 위해 다리 중간쯤부터 막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이렇게 된 이유는 아래의 문제점 때문이다.

 

월드컵대교 문제점 2. 위빙 현상으로 정체 심화

월드컵대교는 성산대교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지어져 정체를 분담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문제는 거리가 너무 가깝다보니 월드컵대교 진출로 자체가 성산대교 접속 부분과 겹치는 구간이 많아지며 위빙 현상(차량 엇갈림)이 나타나는 구간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월드컵대교 남단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

위 그림이 월드컵대교에서 노들로, 서부간선도로로 진행하는 교통 흐름이다. 월드컵대교에서 내려오자마자 성산대교 남단을 만나게 되는데 그러면서 생기는 교통흐름 방해 요소는 아래와 같다.

1. 월드컵대교->노들로 / 노들로 ->서부간선도로 진입 차량 교차

월드컵대교를 내려온 차량은 맨 처음 노들로를 만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서부간선도로를 진입하는 차량들과 교차하게 되는데 이 거리가 300m 남짓으로 짧은 편이다. 통행량이 적다면 이 정도 거리로 해결이 가능하겠으나 여기는 경기 남부권으로 내려가는 핵심 관문인 서부간선도로 입구다. 이 정도 거리로는 택도 없어 차량 흐름이 느려지며 정체가 발생한다. 게다가 뒤에 설명할 두가지 요소가 이곳의 정체를 가중시킨다.

2. 노들로->성산대교 진입 / 성산대교->노들로 진입 차량 교차

성산대교 램프(좌측)와 서부간선도로 진입부(우측)이 거의 동일한 위치에 있다

성산대교 남단은 진입차량과 진출 차량이 교차하며 정체를 발생시키는데 이 지점이 서부간선도로 진입부와 거의 동일 지점에 위치한다. 노들로에서 성산대교로 진입하고 싶은 차량들은 80m 구간 안에 차선을 바꿔 램프에 진입해야 하며 당연히 노들로 1차로에는 느려진 차량들이 쌓이고 도로의 폭이 좁아지며 서부간선도로 진입 흐름에도 영향을 준다

성산대교 남단 직전 1차선이 사라지며 3차로가 되어버리는 노들로

게다가 원래 4차선인 노들로는 성산대교에서 내려오는 차량들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합류 직전 4차선에서 3차선으로 줄어든다. 이 상황에 월드컵대교에서 내려온 차량들까지 생겼지만 도로는 오히려 좁아지며 병목현상을 악화시킨다. 이 부분은 반드시 확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 성산대교->서부간선도로(지상), 양평교 / 노돌로->서부간선지하도로 차량 교차

사실 가장 문제가 심각한 부분이다. 서부간선지하도로 진입을 1,2차선에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월드컵대교에서 온 차량은 반드시 차선을 가로질러야 한다. 성산대교에서 지상도로를 사용할 차량들은 마찬가지로 3,4차선으로 이동을 하며 서로간의 엇갈림이 발생한다. 덧붙여 서부간선지하도로가 3m 높이 제한이 걸려 화물차는 무조건 지상도로로 빠져야하는 점도 차량 엇갈림을 가중시킨다. 지하도로 입구까지 거리는 500m 정도로 넉넉한 편이지만 통행량이 너무나도 많다보니 이곳에서부터 노들로까지 그대로 정체가 이어진다.

정리해보면

- 서부간선지하도로, 지상도로를 탈 차량들이 서로 엇갈리며 정체가 시작되어

- 이 정체가 노들로 램프까지 이어지고 원래 있던 성산대교 남단 정체 차량과 뒤섞여 노들로는 아수라장이 되었는데

- 월드컵대교에서 내려온 차량까지 이 난장판에 합류하며 결국 월드컵대교 위까지 정체가 이어지는 상황이 되겠다.

다른 부분은 몰라도 월드컵대교 합류 시점부터 서부간선도로 진입까지 300m 정도는 노들로 확장이 필요해보인다.

서부간선지하도로 문제점 1. 통행차량 제한

위에서 말했듯 서부간선지하도로는 높이제한 3m로 승용차, 소형 트럭 정도만 이용 가능하며 대형차량은 무조건 지상도로를 지냐야하기 때문에 교통 분산 효과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특히 서울시는 지하 바이패스가 생겼다는 이유로 지상도로를 일반도로로 전환하고 교차로를 만들 계획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된다면 지상도로는 화물트럭이 다수 다니는 상당히 위험한 도로가 될 것이다.

지하도로가 중간 진출입로가 없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반년 전 개통한 동부간선도로 상계교~월계1교 구간도 중간 진출입로가 없어 월계1교에서 나가려는 차량으로 정체가 발생했는데 이와 똑같은 현상이 금천IC에서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정작 정체로 고통을 받았던 구로, 금천, 광명 주민들은 여전히 막히는 지상도로(+화물차)를 사용하여 경기 남부권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공사 불편에 비해 별다른 이득은 없는 상태다.

서부간선지하도로 문제점 2. 현금 톨게이트

유도로가 짧은 서부간선지하도로 톨게이트

비슷한 도로인 신월여의지하차도가 100% 하이패스 자동 톨게이트인 것에 비해 서부간선지하도로는 톨게이트에 현금 수납 부스가 따로 있다. 문제는 이 부스로 빠지는 유도로가 너무 짧다는 것이다. 물론 요즘 하이패스를 대부분 사용하여 이용객이 적겠지만 자동차 5~6대만 대기를 해도 지하도로 본선에 정체가 생긴다. 또한 요금을 지불한 다음 본선으로 합류하는 도로도 짧아 80km로 달리는 차량과 합류할 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금은 개통 초기라 무료로 운영되고 있지만 유료화가 되면 분명히 이곳에서 정체가 발생할 것이다. 나중에는 결국 현금 톨게이트를 폐쇄하고 신월여의지하차도처럼 100% 자동 톨게이트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부간선지하도로 문제점 3. 결국은 다시 2차선

서해안고속도로(1,2차선)과 안양천로 출입로(3,4차선)

이렇게 지상/지하로 통행량을 분산시켰지만 이와 이어지는 서해안고속도로 금천고가교는 결국 2차선이다. 안양천교를 통해 일부 차량이 빠지겠지만 큰 흐름은 결국 남쪽으로 내려가는 서해안 고속도로다. 이 도로가 2차선인 이상 결국은 막힐 수 밖에 없다. 서부간선지하도로가 도로 중앙에서 지상으로 나오기 때문에 안양천로로 빠지는 차량과 다시 한 번 위빙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덤. 특히 당진/군산으로 향하는 대형 화물 차량은 지상도로를 이용하다가 1,2차선의 서해안 고속도로로, 시흥/광명으로 향하는 승용차는 지하도로를 이용하다가 3.4차로로 향하기 때문에 더더욱 교차하는 차량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개통 초기인데다가 (그만큼 연기된 것에 비해) 개통에 급급해 주변 시설이 세밀하게 갖춰지지 않은 것 같으니 시간이 지나며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해본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운영을 하면서 지상도로를 일반도로로 전환할 경우 돈은 돈대로 쓰고 정체는 나아지지 않을 것이 자명하기에 인프라에 투자한 만큼의 서울시의 성과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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