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less Motivation

뉴욕 지하철 탑승기 본문

교통 이야기

뉴욕 지하철 탑승기

Renesys 2019. 5. 4. 19:39

뉴욕지하철은 1904년 처음 개통해서 100년이 넘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흔치않은 24시간 운행을 하는 지하철이다. 100년이 넘은 운영기간, 24시간 연중무휴 운행이라는 특징때문에 뉴욕지하철은 시설이 열악하기로 유명하다. 선로 유지보수를 하는 시간인 밤에도 영업을 하기 때문에 평소에 보기 힘든 선로 보수 차량을 뉴욕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가벼운 보수로 고쳐지기 힘든 경우 아예 선로를 폐쇄하고 고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때문에 뉴욕지하철을 탈 때는 현재 공사중인 곳이 어디인지를 미리 알아두고 타야된다. 다행히 인터넷이나 역사 여기저기 공지를 붙여놓으니 알아채기는 쉽다.

 

뉴욕지하철은 많은 노선들이 정말 복잡하게 얽혀있다. 행선지가 다르면 다른 노선으로 분류하는 미국 지하철 시스템때문에 더 복잡하다.
뉴욕지하철은 크게 색으로 분류한 다음 노선번호로 분류된다. 색으로 분류되는 노선은 한 선로를 공유하는 노선들이다. 인천/천안 행이 있는 1호선이 남색으로 같게 표현되는 셈이다. 색으로 분류된 노선들도 각각 다른 행선지를 갖고 있으므로 번호들로 다시 한 번 분류된다. 인천행, 천안행 노선이 A노선,B노선으로 분류되는 방식이다. 선로를 공유하는 구간에서는 한 노선은 완행, 다른 노선은 급행으로 운행된다. 예를 들어 빨간색 1,2,3호선이 같이 다니는 맨하탄 지역에서 1호선은 완행, 2,3호선은 급행으로 운영된다. 지도에 각 역에 정차하는 노선이 작게 표시되어 있으니 잘 보고 타야된다.
노선이 거미줄처럼 짜여있지만 정작 맨하탄 안에서는 대부분의 지하철이 남북 방향으로만 나 있다. 따라서 맨하탄 안에서 동서방향으로 이용하기는 약간 불편하다.

 

뉴욕지하철 출구는 이렇게 생겼다. 방공호 들어가는 느낌의 워싱턴과는 많이 다르다. 입구가 좁고 작은 편이라 내가 지하에 있는 어떤 시설에 들어가는 느낌이 아니라 진짜 지하실에 들어가는 기분이다. 한국 지하철과는 달리 맞이방 중간층 없이 바로 승강장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즉, 상행선 출입구랑 하행선 출입구가 따로 나있는 경우가 많아 들어갈 때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보고 타야된다.

 

뉴욕지하철을 탈 때는 마그네틱선이 들어있는 메트로카드를 사용한다. 한번 타는데 3달러 이상 든다. 다행히 뉴욕 지하철은 7일권을 32달러에 팔고 있다. 여행다니며 지하철 탈 일이 많으니 사두는 편이 좋다.

 

개찰구는 이렇게 생겼다. 위의 삼발이 식은 그나마 친숙한데 밑에 있는거는 좀 이상하게 생겼다. 개찰구 옆에 있는 슬롯에 마그네틱 부분을 슬라이드하면서 들어가면 된다.

 

지하철 내부 시설은 널리 알려진대로 상당히 열악하다. 언제나 후덥지근하고 찝찝한 냄새가 나며 타일과 천장은 녹슬어 있으며 선로 주변에는 쥐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하철 터널 안에도 그래피티가 가득하다. 이와 별개로 역 안에서 버스킹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옛날에 지어졌기 때문에 철골 구조물이 그대로 드러난 역들이 많다. 위에서 말했듯이 지하에 잘 지어진 시설물이 아니라 말 그대로 땅 밑에 들어간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차량은 양식이 약간씩 차이는 나지만 대부분 비슷하게 생겼다. 선로 이음매 때문에 들어오는 소리가 엄청 시끄럽다. 승강장 구조도 한국 지하철과는 다를 때가 가끔 있다. 상행선과 하행선 승강장이 대칭으로 있지 않은 경우도 있고 상/하행선이 복층으로 지어진 경우도 있다. 따라서 지금 있는 승강장에서 어떤 방향으로 가는 열차가 오는지 잘 봐야한다.

 

역명판은 따로 없고 벽면에 타일로 박혀있는데 오래된 맛이 있어서 꽤 좋았다. 잘 보면 두 글씨체가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뉴욕지하철을 운영하던 회사가 2개였기 때문이다. 노선 번호가 알파벳(A/B/C)이랑 숫자(1/2/3)으로 나눠지고 은근히 중첩되는 노선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흔적은 역 안에도 남아 있어 역명 글씨체나 타일의 세부적인 디자인이 살짝 다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