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less Motivation
홍콩 지하철의 환승 시스템 본문
홍콩은 좁은 영토에 높은 인구밀도로 자연스럽게 대중교통이 발달된 도시다. 서울의 약 2배인 면적에 11개의 도시철도 노선 이외에도 경전철, 트램, 2층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운영 중이다. 지형이 험하고 중국 본토와의 정치적인 이유로 홍콩반도 대부분의 땅을 그린벨트로 묶어 놓아 홍콩 도시는 국한된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발달하였는데 철도 노선도 이러한 시가지를 따라 건설되면서 중첩되는 노선이 많아졌다.
홍콩은 이렇게 중첩되는 노선간의 환승을 효율적으로 건설했다.
대표적인 곳이 야우마테이~프린스에드워드역 환승이다. 홍콩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췬완선과 홍콩 동쪽으로 나아가는 쿤통선의 환승역인 이 3역은 전부 복층의 섬식 승강장이지만 만나는 노선이 전부 다르다. 밑에서부터 야우마테이역은 부산의 수영역처럼 각 노선이 복층으로 포개져있는 구조다. 하지만 다음역인 몽콕역에서는 쿤통선의 상행선의 위층으로 올라가고 췬완선의 하행선은 아래층으로 내려오면서 방향별 평면환승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있고 그 다음역인 프린스 에드워드 역에서는 쿤통선의 상하행선이 위치를 바꿔 역방향별 평면환승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건설비가 많이 들어도 승객들이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 환승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 곳 뿐만 아니라 홍콩 지하철 환승역은 대부분 평면환승으로 만들어져 있다.
단순히 편리성 뿐만 아니라 환승객 분산을 위해 역 구조를 다양하게 만든 것도 홍콩 지하철의 특징이다. 이 점이 가장 잘 보이는 구간이 센트럴~애드미럴티역이다.
홍콩의 가장 핵심노선인 췬완선과 홍콩섬선의 환승역이면서 중심상업지구인 센트럴역과 애드미럴티역은 홍콩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특히 애드미럴티역은 지하철 남부섬선과도 환승하고 많은 버스 노선들의 집결지이기도 하여 '강남역의 번화가 + 신도림의 환승'인 모양새다.
어마어마한 환승객을 처리하기 위해 애드미럴티역은 서울 3호선 충무로역과 같이 아주 넓은 승강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바로 옆 역인 센트럴역 또한 특이한 승강장 구조를 갖고 있다.
역 구조를 보면 애드미럴티역에서는 홍콩섬선의 하행선이, 센트럴역에서는 홍콩섬선의 상행선이 췬완선의 상행선과 환승이 쉽도록 설계되어 있고 센트럴역의 경우 환승객 수용을 위해 상행선이 하행선 승강장에 비해 훨신 넓다.
이런 구조가 가능한 이유는 센트럴역이 췬완선의 종점이기 때문에 사실상 애드미럴티역에서 하행선(센트럴역 방면)을 타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즉, 애드미럴티역에서 췬완선으로 한꺼번에 몰릴 환승객을 두 역으로 분산하여 처리하는 것. 이러고도 애드미럴티역은 출퇴근시간에 항상 터진다고 하니 홍콩의 인구밀도를 실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