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less Motivation
11. 가고시마 시티뷰 버스 / 시로야마 전망대 / 카와규 본문
가고시마로 올라오는 시간이 학생들 하교시간과 겹쳐 열차가 엄청나게 붐볐다. 매 열차가 이렇게만 다니면 적자는 안 날듯.
시로야마 전망대로 가는 버스는 가고시마 시티뷰 버스뿐이다. 시간이 많았다면 1일권을 끊고 여기뿐만 아니라 센간엔도 갔겠지만 이미 오후 늦은 시간이라 190엔 내고 편도로 탄다.
내부는 이런 느낌. 보통 버스랑은 인테리어가 다르다.
시로야마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가고시마 시내.
바다 건너 있는 가고시마의 명물 사쿠라지마에서 화산 분화중. 거의 매일 한 번 이상은 터지는 활화산이라고 한다. 가끔 심하게 터질때가 있는데 그런 날은 한국 뉴스에도 나온다.
옆쪽으로는 평범한 도시 모양. 생각보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각도가 작다.
시티뷰 버스가 30분마다 한 대씩 있어서 다음 버스 기다리기엔 시간 낭비다. 가고시마츄오역까지 한참 돌아가기도 하고. 지도를 보니 밑으로 내려가는 산책로가 있는 것 같아 거기로 가본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비가 와서 그런지 산책로를 걸으며 비에 젖은 숲 향기가 진하게 난다.
시로야마 공원에서 내려오면 사이고 다카모리 동상이 있다. 가고시마에서는 어디를 가나 이 사람과 관련된 건물, 유적, 물품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올해 NHK에서 방송하는 대하드라마가 이 사람 일대기를 담은 작품이라 가고시마시에서도 열심히 노를 젓는 모양이다.
사이고 다카모리는 정한파의 대표적인 인물로 메이지유신이 성공하는데 기여했으며 유신 후 지위가 불안해진 하급 무사들을 달래기 위해 조선을 침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안이 중앙정부에서 거절되자 하급 무사들과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하고 가고시마에서 자살했다.
일본인들은 이 사람을 메이지유신 후 혼란기에 반대 세력을 전부 끌어안고 산화한 영웅쯤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메이지유신을 돕고, 국내의 혼란을 없애기 위해 조선을 이용하려고 했던 사람일 뿐이다. 또한 사이고 다카모리가 유신 후 군인 시절 제창한 교리가 일본군의 교리가 되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제 식민지를 침탈하며, 일본 자신까지 몰락시킨 원인이 된다. 이런 사람을 주제로 하는 드라마를 국영방송인 NHK에서 하고 이를 재밌어하는 일본인들을 어떻게 봐야될까.
역사는 제대로 알고 있는걸까. 알고 있다면 문제점은 파악하고 있을까. 내 옆에서 동상을 몇 번이나 사진찍는 40대쯤의 직장인을 보면서 섬뜩한 기분이 든다.
가고시마는 아직 전차가 다니는 일본 지방도시 중 하나다.
시에서도 나름 관리를 하는지 최신형 전차들이 구식 전차와 섞여 다녀서 보는 맛이 있다. 요금은 편도 170엔인데 스이카, 스고카 같은 일본 메이저 교통카드랑 호환이 안되서 그냥 현금 탑승.
가고시마츄오역까지 타고 온 전차는 딱봐도 연륜 좀 나가는 디자인이었다.
가고시마는 흑돼지가 유명하다고 한다. 그래서 유명한 음식 중 하나가 돈가스. 역 근처에 있는 카와규에서 저녁을 먹는다. 유명해서 항상 사람이 많다고 했는데 브레이크 타임 끝나고 얼마 안 지나서 들어갔는지 첫 손님이었다.
근데 막상 들어가니 흑돼지 돈가스 가격이 좀 세서 일반 돈가스를 시켰다... 소스는 특제(?), 간장, 일반 돈가스 소스 3개가 있다.
먹은 후 후회... 일반 돈가스가 이 정도면 흑돼지는 얼마나 맛있을까. 좀 비싸도 흑돼지 시킬걸 그랬다. 비계까지 통째로 튀긴게 신기했다. 그렇다고 물컹한 비계는 아니고 족발 끝부분보다 조금 단단한 식감. 3가지 소스 중 특제 소스랑 먹는게 가장 맛있었다.
짧게 가고시마를 둘러보고 다시 후쿠오카로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