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less Motivation
용산 ~ 대전 ITX-청춘 탑승 후기 본문
2017년 5월부터 용산 ~ 대전 간 ITX-청춘이 운행되기 시작됐다.
원래는 용산 ~ 춘천 구간만 뛰던 열차가 주요 간선인 경부선에도 들어간 것이다.
그동안 바빠서 타볼 일이 없었는데 이제서야 탑승기를 써본다.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 쌍둥이 빌딩으로 유명한 대전역
KTX 대전 시내구간을 완성하면서 역사도 크게 확장했다.
내부 맞이방도 기존보다 훨신 넓고 깔끔해졌다.
처음에 대전역 내려서 맞이방 보고 완전 달라진 모습에 새삼 놀랐다.
우선 대전에 왔으니 명물인 가락국수랑 성심당 빵을 먹고 ㅎㅎ
용산행 ITX-청춘 열차가 전광판에 나타났다.
출발 15분 전을 지났는데도 대전역에 도착하는 열차가 너무 많다보니 조금 늦게 전광판에 뜬다.
그 와중에 도착하는 열차는 죄다 고속열차다. 코레일이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고 영업 하는지 확인이 된다.
원래는 평일에 하루 12회 다녔는데 지금은 6회로 줄어들었다.
차량 유지보수 때문이라고 하는데 글쎄... 이 이야기는 뒤에 더 이어서.
대전역에서 만나는 ITX-청춘
이것도 조금 지난 얘기지만 역시 용문양이 없는게 훨씬 낫다.
괜히 중국인 관광객 어필한다고 이상한 짓 하지 말고.
원래는 2층 칸에 앉고 싶었으나 2층은 진작에 매진되었다. 역시 인기 좌석답다.
별 수 없이 일반 칸에 타고 용산으로 올라간다.
ITX-청춘은 고상홈 기반 열차라 저상홈에서 타려면 사진처럼 임시 발판을 거쳐 타야한다.
ITX-청춘이 용산 ~ 대전 구간을 운행한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실효성은 없어보인다.
실제로 대전에서 용산으로 올라오는 동안 이 열차를 이용하는 사람은 한 칸에 10명 남짓이었다.
가격 차이가 근본적인 원인이겠지만 대전으로 내려올 때 탔던 무궁화호에 사람이 가득 찼던 것을 생각하면 차이가 너무 심하다.
2층 좌석은 항상 매진이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운행을 유지할 근거가 되진 못한다.
서울(용산) ~ 대전간 운임을 따져보면
무궁화호 10900원, ITX-청춘 15700원, ITX-새마을 16000원, 우등 고속버스 14000원이다.
같은 우등 레벨인 고속버스와 비교했을 때 ITX-청춘, 새마을 모두 가격 측면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
특히 강남에 바로 내려주는 점은 버스가 갖고 있는 압도적인 장점이다.
따라서 ITX-청춘의 비교 대상은 ITX-새마을인데 가격은 ITX-청춘은 ITX-새마을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ITX-새마을에 비해 ITX-청춘을 운행함으로써 코레일이 얻는 이득은 무엇일까?
첫째로는 2층 객차다.
ITX-청춘이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장점이다. 이는 2층 좌석이 가장 먼저 매진되는 점만 봐도 확인된다.
두번째로는 신도림, 노량진역과 같은 서울 서남부의 환승 거점에 직접 승객을 내려줄 수 있다는 점이다.
영등포역은 환승할 노선이 없어 접근성이 약간 떨어지는 편이라 이 점은 괜찮은 장점이며 코레일도 광고를 하고 있다.
세번째는 고상홈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최근 SRT로 많은 열차가 이동해 선로용량에 여유가 생겼지만 아직도 경부 1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바쁜 선로 중 하나다.
특히 KTX가 합류하는 서울~금천구청이 가장 심한데 이 점에서 ITX-청춘은 해답이 될 수 있었다.
금천구청부터 경부 2선으로 빼내면 경부 1선의 선로 용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 본 결과 1호선 완행, 급행 열차와 시간표가 꼬이면서 오히려 ITX-청춘이 지연되고 있었다.
경부 2선도 그렇게 여유있는 상태는 아니었던 것이다.
이 문제는 운행을 시작한 이후 계속해서 발생하는 문제점이며 언론에서도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 가속이 느리고 ITX-청춘에 비해 정차역도 많은 무궁화호보다도 시간이 더 걸리는 상황이 매일 일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무궁화 대비 비싸고 오래걸리는 ITX-청춘을 이용할 생각을 안 하는 것이다.
결국 이 구간에서 ITX-청춘은 ITX-새마을과 같은 수준의, 어쩌면 더 낮은 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그래서 운행 횟수를 줄인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