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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이야기

아날로그 시대 특급열차, 새마을호의 퇴역

Renesys 2019. 1. 6. 21:42


2018년 4월 30일로 새마을호의 운행이 끝난다. 경부선, 호남선 등 ITX-새마을로 열차가 교체되던 작업이 마지막인 장항선 새마을호까지 왔다. 한 때 대한민국의 최고 등급 열차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살펴본다.




#1151 익산행 새마을호
흔히 새마을호 하면 떠오르는 유선형 전두부를 가진 열차(PP동차)는 이미 2013년에 운행을 마쳤다. 개인적으로는 한 시대을 대표했던 마스코트 열차를 소리소문 없이 보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번에는 새마을호가 완전히 없어지는거라 언론에서도 관심을 두고 있는듯 하다. 하지만 운영 주체인 코레일은 그런거 없다.





가로 주름 스테인리스 차체, 둥근 모서리 창문과 파란색 도색은 새마을호만의 특징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칠한 것이 갈라지고 떨어져 나간 것을 볼 수 있다.
몇 달 전만 해도 파란색 도색은 벗겨진 부분이 심했는데 마지막 꽃단장인지 다시 시트지를 붙였다.




용산역을 출발하기 전 마침 ITX-새마을이 옆에 있어서 한 장.
새마을호와는 완전 다른 열차이긴 해도 어찌됐든 이름을 물려받은 적장자이니...




난연재 소재를 사용해 주로 하얀색인 요즘 열차와 달리 열차 내부가 베이지색이다.
광택이 나는 플라스틱 재질과 맞물려 지금 보면 약간 싼티가 나지만 그 당시에는 이게 고급스러웠나보다.





낡은 온도계와 스위치, 92년도 생산 패찰.




출입문은 뭔가 붙였다 뗀 듯한 자국이 많고 창틀에는 먼지가 꼈다.




새마을호 특유의 자동문 버튼. 지금이야 너무나 당연한 시설이지만 열차가 도입된 90년대 초에는 최신 시설이었을거다. 이전에는 전부 수동 여닫이 문이었고 이 다음에 등장한 자동문 객차는 99년 쯤에 도입한 리미트 무궁화호 객차다.




그런데 새마을호 노후화 상태가 심각하여 출입문이 자주 고장나는 모양이다. 아예 문을 열고 다니거나 손으로 열어야 되는 경우도 있었다. 객실 출입문만 아니라 열차 출입문도 고장이 나서 서천역에서는 일부 승객이 내리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코레일 입장에서는 사실 빨리 퇴역시키고 싶어할 것이다.





한 때 대한민국의 플래그쉽 열차였기에 좌석은 모든 열차를 합쳐 가장 편안하다. 열차 안의 다른 시설들이 낡아서 더 이상 운행하는 건 힘들다고 하지만 넓은 좌석 간격과 누을 수 있을 정도로 넘어가는 리클라이닝 시트가 없어지는 건 조금 아쉽다.




특실은 단색으로 된 붉은색 좌석 때문인지 느낌상 더 오래되어 보인다.





새마을호는 88올림픽 이후 높아진 경제 수준에 맞춰 모든 역량을 다해 만든 열차였고 그만한 값어치를 했다. 위에서 잠깐 말한 좌석과 더불어 식당칸, 2x1배열 특실, 깨우미 서비스 등 다른 열차와는 차별화 된 시설이 많았고 현재 물가로 환산하면 KTX보다도 훨신 높은 가격이었다.
90년대, 대도시만 골라서 정차하며, 출장다니는 임직원과 회사원을 태우던 특급열차는 2004년 KTX 운행 이후 이곳저곳 다른 지방 노선으로 이동하여 운행을 다녔고 2010년 이후 애매한 가격대와 열차의 급격한 노후화로 오늘 내일하면서 다니는 처지가 된다.

누군가에게는 거래업체와의 미팅을 준비하던 한 순간을
누군가에게는 내일로 때 친구와 함께 자유석을 쟁탈하기 위해 5호차로 뛰었던 순간을
누군가에게는 지역 소도시들을 이어주었던 평범한 일상을 간직한 열차 새마을호.
아날로그 시대의 특급열차는 후속작인 ITX-새마을에 이름만 넘겨주고 한국 철도계에서 떠난다.






끝으로 2011년 내일로 때 찍었던 2x1배열 특실과 PP동차 새마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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