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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18 Japan

27. 일본 최고의 지하역, 도아이역

Renesys 2019. 5. 2. 21:57

도쿄를 벗어나 군마를 넘어 니가타현 에치고유자와까지 왔다. 조에츠선 일반열차를 타고 계속 이동한다.

 

지방 로컬노선이다보니 기관사가 열차 운영을 모두 담당하는 원맨열차이며 출입문도 승객이 버튼을 눌러 직접 여는 방식이다.

 

20분정도 달려 도아이역 도착.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평범한 산골짜기 간이역이다.

 

승객 수가 적어 역은 이미 오래전에 무인화 되었고 내부는 그냥 황량한 콘크리트 공간일 뿐

 

거대한 삼각형 출입구, 때묻은 콘크리트 계단 등이 주변 산세와 어울려 시골에 방치된 역 느낌을 준다.

 

이렇게 산 속에 틀어박힌 역이다보니 정차 열차 수는 상하행 합쳐 10대가 전부. 계산을 안하고 이 역을 찾아오면 들어오는 건 마음대로인데 나가는 건 아니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역 앞에 있는 도로로 다니는 버스 운행 횟수가 열차보다 많아 굳이 도아이역을 이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 역은 일본 최고의 두더지역이라는 타이틀로 유명하다. 평범한 상행선 승강장과 달리 하행선 승강장은 지하 70미터 아래에 있다.

 

그래서 도아이역 앞 계곡으로 나와보면 산 밑으로 내려가는 하행선 통로를 볼 수 있다.

 

그럼 이제 지하 땅굴로 ㄱㄱ

 

계단에는 친절하게 숫자를 적어놓고

 

462계단 올라왔고 앞으로 24계단 "더 힘내세요"라고 말하는 모습, 미터 단위 놔두고 0.1km로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모습을 보며 JR동일본의 전신이었던 일본 국철의 인성을 의심해본다.

 

462계단 시작점에서 바라본 지하통로 모습. 여행 전 사진으로 봤을 때도 그랬지만 실제로 보면 더 할 말이 없어진다.
도아이역이 있는 조에츠선을 복선 공사를 할 때 하행선은 터널로 뚫었는데 이 과정에서 원래 역과 높이 차이가 생겼다. 예전에는 등산객들이 자주 찾는 역이었는지 일본 국철은 돈을 부어가며 산 속 지하 70m 밑에 역을 만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신칸센이 개통하고 승객도 줄어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옆에 있는 경사로는 에스컬레이터를 만드려고 파놓았던 흔적으로 보인다. 버블경제 잘 나가던 일본이라도 이건 돈지랄이라고 생각했는지 실제로 설치하진 않았다.

 

낙상사고를 막기 위해 5개 단위로 계단이 끊어져 있으며 군데군데 의자도 설치해놓았다.

 

 

밑으로 내려갈수록 이끼가 많아지고 벽면에서는 지하수가 쏟아진다. 갔을 때 한여름이었는데 내려갈수록 더위가 사라지더니 맨 밑은 서늘할 정도였다.

 

밑에서 올려다 본 도아이역 통로 모습. 아... 내려오는 방향으로 일정 짜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어서오세요. 일본 최고의 두더지역에. 통로 길이만 338m라고 하니 처음 내려 이 계단을 보면 진짜 한숨만 나올 듯

 

하행선 역사는 약간 방공호 같은 느낌이 든다. 지하 깊숙히 있어서 그런지 서늘하고 약간 습한 편이었다. 옛날에는 대피선까지 생각했는지 터널 넓이가 꽤 넓은 편이다.

 

하행선 열차를 타고 다시 에치고유자와로 돌아간다. 10km가 넘는 터널 중간에 역이 있어서 그런지 열차가 들어올 때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터널은 나오니까 온도 차이 때문에 창문에 바로 김이 서려 한동안 안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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