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less Motivation
5. 하코네 당일치기 - 오와쿠다니 본문
등산 케이블카에 이어 이번에는 진짜 케이블카다. 하코네 여행은 온갖 운송수단을 다 타볼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이다 ㅋㅋㅋ
등산 케이블카 하차장이랑 케이블카 탑승장이랑 연결되어 길 헤멜 걱정 없이 그냥 앞으로 계속 걸어가면 됐다. 타기 전에 직원이 유황냄새를 막으라고 마스크를 나눠준다. 유황 분출이 심해서 케이블카 운행이 중단되는 경우도 많다던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올라가던 도중 안전점검 한다고 케이블카가 멈춰버렸다. 공중에 매달린채 멈춘 것도 문제지만 한여름에 통풍 안되는 케이블카에 갇히니 더워서 미칠거 같다. 큰 문제는 아니었는지 몇 분 뒤에 다시 움직였다.
끝이 안보이도록 올라가던 케이블카가 갑자기 경사가 바뀌면서 오와쿠다니가 펼쳐지는데 맨 처음에 이걸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올라갈 때부터 약간씩 나던 유황냄새는 여기서 가장 많이 난다. 아까 케이블카 멈췄을 때 여기서 멈춘 사람들은 고생 꽤나 했을 듯
다른 골짜기와는 전혀 다른 색과 모습을 하고 있어 일본이 정말 화산지대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오와쿠다니 도착. 하코네유모토역부터 있던 해발 고도는 여기를 위해서 있었나보다.
유황가스 때문에 땅은 노랗고 나무들은 하얗게 죽어서 전혀 한여름의 골짜기 같지 않았다.
이 날 도쿄는 폭우랑 벼락이 쳤다고 한다. 한 100km밖에 떨어지지 않았는데 이 곳은 너무나도 날씨가 좋다.
오와쿠다니의 명물인 검은 계란. 유황이 섞인 물에 삶아 껍질이 까매졌다. 맛은 잘 삶아진 계란 맛이었다. 그냥 삶은 계란.
오히려 기억에 남는거는 이 검은 아이스크림. 먹으면 입술이며 혀며 모두 새까매진다. 생긴 거는 오징어 먹물인데 의외로 바닐라 맛이다. 그런데 이거 엄청 빨리 녹는다. 여름이라 그랬던 것도 있지만 내가 알던 아이스크림의 녹는 속도가 아니었다. 아이스크림이 신선할 수록 빨리 녹는다던데 좋은 우유를 썼나보다.
원래는 이 뒤로도 코스가 더 있다고 하는데 가스가 심해서 당시에는 막혀있었다.
갈 때 쯤 되니까 골짜기의 유황가스가 많이 사라졌다. 언제나 가스가 분출되진 않는 모양이다.
도겐다이항으로 내려가는 중. 날씨가 아주 좋으면 사진 오른쪽 구름이 있는 자리에 후지산이 보인다고 한다. 어떻게 된 것이 딱 저기만 구름이 가득 끼어있어서 조금 아쉬웠다.